올해 106세의 연세에도 활발하게 강연과 집필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연세대학교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님께 100년이 넘는 시간 속에서 깨달은 행복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3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에서는 누구나 세상에 태어났으면 행복할 권리가 있고, 또 행복하게 살 의무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본인을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그렇다면 행복의 공식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랑의 나무를 키우고 나무에 맺힌 행복의 열매를 서로 나누어 가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에 부모님과 선생님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납니다. 성인이 되면 직장 생활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정을 꾸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회를 이루는 모든 과정은 서로 사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사랑을 놓치면 행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왜 나를 대우해 주지 않느냐”며 미워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먼저 그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그 사람 역시 나를 같은 방식으로 대하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사랑을 통해 가정도, 직장도 행복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사랑은 받는 것도 행복이고, 나누는 것도 행복입니다. 항상 사랑이 있는 곳에 행복이 머문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2025년 서대문구 신년인사회 강연 중
Q선한 인간관계 속에 행복이 있다는 지론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A시기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젊을 때는 갖고 싶은 것을 갖고 즐겁게 사는 것을 행복으로 여길 수 있고, 직장인이 되면 사회 속에서 인정받으며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행복의 기준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선하고 아름다운 인간관계에서 행복을 찾게 됩니다. 남에게 나쁜 감정과 질투심을 갖게 되면 본인이 불행하게 느껴지는 반면,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을 나누면 행복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어제 음식점에서 우연히 지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젊은 친구들에게 인정받으며 이야기를 나누니 기분이 좋더군요. 이렇듯 사회 속에서 소속감을 갖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 더불어 살 줄 아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Q꿈을 향해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격려의 한 마디를 부탁드립니다.
A꿈이 없는 자에겐 미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큰일을 한 사람들을 보면 어린 시절부터 사명감과 함께 원대한 꿈을 가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무가 자라고 있을 때는 잘 안 보이지만, 자라고 나면 보이는 법입니다. 어렸을 때 가진 꿈이 미래를 결정합니다.
저는 학창 시절 윤동주 시인과 황순원 소설가를 보며, 17살 때 철학자의 꿈을 키웠습니다. 그때의 꿈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줬습니다. 사실 청년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나이가 들어도 꿈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히려 정년퇴직 이후 더 넓은 사회에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어 더 행복한 것 같습니다.
Q2025년 봄, 교수님의 꿈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A70~80대 때는 90살이 되면 꿈을 펼칠 시간이 없을 줄 알고, 주어진 일을 정리한 뒤 취미생활을 하며 지낼 생각이었습니다. 과거는 길어지고 미래는 짧아지니 원대한 계획을 세우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계속 할 일이 생기고, 꿈이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었습니다. 이번 해 개인적인 꿈은 책 한 권을 더 내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남겨주고 싶어서 매일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꿈은 우리나라의 행복입니다. 선입견으로 편 가르지 말고 모두가 함께 행복한 나라가 되어, 젊은 친구들이 꿈을 갖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모두 행복한 한 해 보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3월 6일(목) 이후 서대문구청 유튜브 채널에서 강의 영상을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