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과 양육이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가정 안에 갇혀있던 육아의 어려움은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가 되었습니다. 영화 <툴리>는 육아가 주는 피로와 부모의 박탈감을 다루면서 상업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주목할만한 시선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자신을 돌봐야 했던 엄마의 이야기

영화 <툴리>의 주인공 마를로(샤를리즈 테론)는 한창 손이 많이 갈 때를 맞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셋째까지 임신했습니다. 마를로의 남편 드류(론 리빙스턴)는 회사에서 승진했지만 매일같이 강도 높은 업무에 허덕이느라 육아에 신경쓰지 못합니다. 몸매가 망가진 모습을 아이와 남편에게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이 잦아지며 마를로의 자존감은 점점 망가집니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마를로의 부유한 오빠 내외는 셋째를 출산하면 야간 보모를 불러 주기로 하고 이후 툴리라는 젊은 보모가 찾아오게 됩니다.
툴리(맥켄지 데이비스)는 “난 당신을 돌보기 위해서 왔다”고 말하며 마를로의 어려움들을 하나씩 처리하기 시작합니다. 마를로가 잠들었을 때 청소하고 아이들을 위한 간식을 만들어두고 힘들고 어려울 때 귀 기울여 주는 툴리 때문에 집안의 일상은 완전히 뒤바뀌지요. 덕분에 아이들에게 마음껏 관심을 쏟고 자기 관리도 하면서 마를로는 점차 회복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툴리가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함께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에 운전대를 잡은 마를로가 잠들면서 차 사고가 나게 되지요.
사고를 통해서 툴리는 사실 존재하지 않으며 마를로는 결혼 전 성을 허상에 붙여서 자신과 대화하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아무리 현실을 외면하고 잠드는 시간을 줄여 가며 무리해서 완벽한 엄마 역할을 소화해왔지만, 결국엔 과로가 쌓여 사고를 내게 된 것이지요. 도망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자신을 위로하고 자존감을 북돋아 줄 가상의 존재가 필요했던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모두의 도움이 필요한 육아

육아는 24시간 온 신경을 아이에게 쏟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피로가 극심한 활동 중 하나입니다. 특히 영아의 경우 수면 시간이 불규칙하며 그때마다 급유 여부와 배변 확인을 해야 해서 부모가 수면시간을 쪼개가며 체크해야 합니다.
유아, 아동의 경우에도 자아가 성숙하기 이전이라 의사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자존감이 크게 저하되며 집안일 등 자녀의 활동에 따라 생겨나는 반복적인 노동 때문에 자기 확신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다는 육아의 의미가 퇴색되기 쉽기 때문에 과중한 노동량을 분산하기 위한 가정과 사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부가 육아와 집안일을 분담하거나 함께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외부 활동이 필요할 때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부모의 정서적인 건강을 체크하기 위한 상담, 심리검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해서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서대문구육아종합지원센터

가정, 어린이집, 지역사회에서의 보육·육아와 관련된 지원을 하는 기관입니다. 육아 걸림돌을 파악할 수 있는 부모상담·심리검사, 아동발달검사를 지원하며 육아 지원 코디네이터의 정보 제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인 열린육아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그림책 및 각종 놀이 활동 자료들을 대여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지정된 제공기관에 이용한 시간만큼 보육료를 지불하고 시간 단위의 보육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보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시간제 보육 제공기관 등 자세한 사항은 서대문구육아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 참고

  • 평일 09:00~18:00, 토요일 10:00~16:30
    * 점심시간 12:00~13:00
  • 서울시 서대문구 모래내로 15길 31
  • 02-3217-9550

TIP.
육아 스트레스 체크리스트

  • 아이가 다루기 힘들어서 “네 마음대로 해.”라고 자주 말한다.
  • 집안일에 치여서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기 어렵다.
  • 정해진 일과에 따라서 하루를 보내지 않고 중구난방이다.
  • 양육 문제에 있어서 배우자와 이견이 많다.
  • 아이를 칭찬하기보다는 부정적으로 대한다.
  • 최근 잠을 푹 자지 못하고 늘 피로하며 자기 관리가 안 된다.

* 5개 이상 해당하면 전문가 상담 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