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는 일 년 중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입니다. 옛날에는 동지를 설날처럼 큰 명절로 여기며 떡국 한 그릇에 나이 한 살을 먹는 것과 같은 의미로 ‘동짓날 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먹는다’라고 했습니다. 부쩍 추워진 날씨에 따뜻하게 몸을 녹여주는 팥죽 한 그릇 어떨까요?

액운을 막는 음식

동지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로, 음기가 강해 귀신들이 활동하기 쉬운 날로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동짓날이면 붉은색이 잡귀를 쫓는다고 해 팥죽을 먹으며 무병장수를 기원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민간설화에 등장하는 팥죽의 유래는 고전문학 작품인 <처용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역신(전염병을 옮기는 신)을 쫓은 처용의 얼굴이 팥처럼 붉은색을 띠었다고 해서 팥죽으로 전염병을 막았다는 설이 있습니다. 또한, 붉은색을 싫어하는 도깨비를 쫓기 위해 팥죽을 쑤어 먹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팥의 효능과 영양분

팥은 몸에 활력을 주고 피로를 풀어주는 건강식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 팥에는 식욕을 높이는 영양소가 풍부해 허약한 노인이나 임산부 등 영양 공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팥은 곡류 중에서 가장 많은 비타민 B1을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쌀밥에 부족한 비타민 B1은 탄수화물 대사에 필수적인 성분으로 부족할 경우 피로, 불면증, 건망증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100g당 칼륨 함량이 1,500mg으로 고혈압 환자에게 좋은 식품이며 노화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팥 껍질에 풍부한 안토시아닌과 사포닌은 장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혈관이나 간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며 혈액을 청결하게 유지함으로써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줍니다.



팥죽 만들 때 유의사항

깨끗이 씻은 팥을 한 번 삶아 물을 버린 다음, 깨끗한 물을 다시 붓고 팥이 푹 퍼질 때까지 더 끓입니다. 먹기 좋게 잘 삶아진 팥은 껍질을 벗기고 쌀가루를 넣은 후, 약한 불에서 윤기가 나게 끓여줍니다. 이때 미리 준비한 새알심을 넣고 한소끔 끓여 마무리합니다. 동지 팥죽을 만들 때, 소금을 넣으면 죽이 묽어질 수 있으므로 간은 마지막에 해야 합니다. 또한, 설탕을 처음부터 많이 넣으면 팥이 제대로 익지 않으므로 거의 다 익었을 때 설탕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국내산 팥 고르기

좋은 팥을 고르기 위해서는 먼저 외국산 팥과 국내산 팥의 차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외국산 팥은 낱알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국내산 팥보다 윤택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외국산 팥의 낱알은 길쭉하며 흰색 띠가 뚜렷하지 않습니다. 반면 국내산 팥은 낱알 크기가 고르지 않지만, 대부분 모양은 둥글고, 붉은색이 짙고 윤택이 많이 나며 흰색 띠가 뚜렷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