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호캉스’는 휴식의 대명사로 꼽혔습니다. 도시 한가운데 있는 고층 호텔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쉬는 휴가를 꿈꾸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자리를 ‘촌캉스’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복잡한 도심이 아니라 탁 트인 논밭을 배경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여름휴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촌캉스’에 대해 알아봅시다.

촌스러움이 주는 힐링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리면서 처음 등장한 촌캉스는 혼잡한 도시를 벗어나 편안하고 조용한 휴식을 찾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났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적한 시골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려는 이가 점점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시골마을을 뜻하는 ‘촌(村)’과 휴양을 의미하는 ‘바캉스(Vacance)’가 합쳐져 만들어진 신조어인 ‘촌캉스’는 물가 상승으로 휴가 비용이 부담스러워진 MZ세대들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남들과는 다른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어 촌캉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고, 논과 밭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하나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시골 감성을 즐기기도 하고, 꽃무늬가 가득한 일바지에 밀짚모자를 눌러쓰고 촌스러움을 마음껏 즐기기도 합니다. 음식 또한 여행지에서 자랑할 법한 파스타나 디저트가 아니라 얼음 동동 띄운 미숫가루나 수박화채, 옥수수 등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는 정겨움이 어우러져 눈길을 끕니다. 이와 같은 흐름을 탄 여러 지자체에서도 관련 여행 상품을 내놓는 등 ‘촌캉스’ 유치 작전도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휴가를 넘어 일상으로 ‘오도이촌’

지난해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된 ‘러스틱 라이프’는 ‘시골 특유의’라는 뜻의 러스틱(Rustic)과 생활을 의미하는 ‘라이프(Life)’로 이루어진 말입니다. 자연과 시골의 매력을 즐기면서도 도시 생활의 여유와 편안함을 즐기는 시골형 라이프 스타일을 뜻하는 말로, ‘촌캉스’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촌캉스’가 휴가차 시골로 떠난 것이라면 ‘러스틱 라이프’는 시골에서의 일상을 이어가는 것인데, 최근에는 일주일 중 닷새는 도시에서, 이틀은 농촌에서 생활하는 ‘오도이촌’으로 확대됐습니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함에 따라 휴식을 목적으로 도시 근교나 지방에 집을 마련해 주말마다 세컨드 하우스에서 여가 시간을 즐기는 것입니다. 주로 농가에 있는 옛 시골집을 개조하거나 땅을 구입해 집을 지으며 새로운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이는 도시 생활을 완전히 접을 수는 없지만, 시골에서의 휴식 또한 놓칠 수 없는 사람들이 택하는 대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촌캉스’와 ‘러스틱 라이프’, ‘오도이촌’은 모두 자연 그대로의 ‘쉼’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일상과 복잡한 도시에서 지친 심신을 고즈넉한 시골에서 힐링하고자 하는 것이죠. 고개를 들어 바라보는 풍경은 푸르른 산과 강, 논과 밭이 전부지만, 사방이 탁 트인 그 공간에서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청마루에 누워 할머니의 부채질에 스르륵 잠이 들던 어린 시절, 끝없이 펼쳐진 논길을 따라 신나게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오래된 마을의 보호수 아래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주고받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진정한 휴식에 대한 의미를 찾는 사람들. 올여름에는 소박하지만 잔잔하게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시골로 휴가로 떠나보면 어떨까요?

촌캉스에 꼭 챙겨야 할 아이템

꽃무늬 일바지

촌캉스 패션에 빠질 수 없죠. 최대한 알록달록하고 무늬가 많은 것으로 선택합니다.
여기에 꽃무늬 조끼도 더한다면 멋스럽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밀짚모자

강렬한 햇볕을 가리는 동시에 꽃무늬 일바지와도 잘 어울리는 아이템입니다.
가볍고 통풍성도 좋아 어디에서도 시원하게 착용할 수 있답니다.

고무신

말랑말랑해 오래 신어도 편한 고무신이 촌캉스 패션의 완성입니다.
검정색·흰색·노란색 등 취향에 따라 준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