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프로젝트에 참여한 손상모 수석연구원에게 장대한 우주의 신비로움에 대해 들어보고, 무한한 우주를 탐구하는 열정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Q

지난해 7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우주 이미지가 전 세계에 놀라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차세대 우주망원경으로 꼽히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어떤 성능을 갖추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인류가 만든 가장 강력한 망원경으로, 우주망원경 중에 가장 큰 거울(지름 6.5m)을 지녔습니다. 특히 극저온 환경에서 작동 중이라 그 어떤 망원경보다 어두운 적외선 빛을 세밀히 관측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덕분에 최초의 별과 은하들을 관측하여 우주가 탄생하던 순간을 연구할 수 있고, 우리 태양계 바깥의 외계 행성을 관측하여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인지 확인하는 등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Q

제임스웹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한국인 과학자로서 남다른 감동을 느끼셨을 것 같은데, 이런 결과를 예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제임스웹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은 과학자로서 매우 의미 있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동시에 한국인 과학자로서 책임감과 사명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진행하는 가장 큰 규모의 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과학 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대해 우리말로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발사되던 날, 전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습니다. 그리고 2022년 7월 12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준비 작업이 완료된 후 첫 사진들이 공개되면서 사람들이 보인 반응에 다시 한번 놀랐습니다. 특히, 한국의 높은 관심을 보고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한 사람으로서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Q

제임스웹 프로젝트에서 망원경의 거울 정렬을 담당한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업무인지 설명부탁 드립니다. 또한, 인류에게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앞으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어떤 관측을 진행하는지 궁금합니다.

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거울은 총 18개의 육각형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로켓을 발사할 때의 심한 진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거울 뒤판에 밀착된 상태로 유지하다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거울이 원래 위치로 돌아가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자리를 찾아가더라도 처음에는 18개의 조각 거울들이 제각각 조금씩 다른 방향을 보고 있어서 하나의 별에서 반사되는 빛이 18개의 줄기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나누어진 빛을 하나로 모아서 18개의 조각 거울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6.5m짜리 거울인 것처럼 작동하게 만드는 과정을 거울 정렬이라고 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빛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하고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작업이라 3개월에 걸친 긴 기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거울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조종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최종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초기에 만들어진 은하들을 관측하는 것인데 이 결과들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가 사는 우주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둘째, 외부행성의 대기를 관측하여 지구와 비슷한 환경의 행성이 있는지, 더 나아가 생명체가 존재할 만한 행성이 있는지 찾는 것입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는가?”와 “우리는 혼자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답을 제시해 줄 것입니다.


Q

무한한 우주의 신비에 대해 많은 사람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데요. 연구원님은 어떻게 우주 과학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하셨나요? 우주과학자로서 연구원님의 꿈은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어릴 때부터 자주 밤하늘을 올려다봤고, 자라는 동안 SF 영화, 특히 스타워즈 시리즈를 보며 우주에 대한 관심이 늘었습니다. 고등학교 입시 상담 때 당시 전도유망한 다른 전공(의대나 컴퓨터 관련 학과)을 지원해 보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천문학을 택했습니다. 연세대학교를 다닐 때는 천문학이 생각보다 힘들어서 조금 방황했지만, 관측 천문학자의 길을 택하기로 결심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던 기억이 납니다. 관측천문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대학원은 미국으로 진학했습니다. 학위 연구를 하는 동안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관측된 자료를 다루면서 우주망원경의 강력한 성능을 실감했고, 허블 우주망원경을 직접 운영하는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에서 일하며 우주망원경의 작동원리에 매료되었습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일을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팀에서 필요한 일을 하며 연구를 병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다면 다른 우주망원경 미션에 참여해 또 한번 보람된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Q

서대문구청에서는 진로진학지원센터를 최근에 개관하여, 청소년들에게 진로 진학 컨설팅 및 전문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과학 꿈나무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지원을 해주면 좋을까요?

A

천문, 우주 분야만큼 청소년들이 스스로 동기부여가 잘되는 분야가 없으니 관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과학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알려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좀 더 큰 틀에서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주 탐험을 시작하고 싶은 이들에게 손상모 수석연구원이 추천하는 책&영화

“추천해 드리고 싶은 책은 고전이라 불리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창백한 푸른 점』입니다. 이 두 권은 천문, 우주 분야에 입문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필수 서적인 동시에 인류가 왜 과학을 중요시 여겨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줍니다. 최근에 읽은 책 중에는 앤디 위어의 『마션(Martian)』과 『프로젝트 헤일메리(Project Hail Mary)』, 그리고 류츠신의 『삼체 1, 2, 3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들 소설에서 설정한 세계관은 상상력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영화로는 과학적인 이론에 기반을 두면서도 인간의 삶에 초점을 맞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와 앤디 위어의 소설을 영화화한 <마션>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칼 세이건
홍승수 번역
칼 세이건
현정준 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