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걷기만 해도 땀이 맺히는 계절입니다. 더운 공기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이때, 무더위를 이기고 기력을 보충하기 위한 보양식으로 장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담백하고 고소해 입맛을 당기는 장어 요리와 함께 더운 여름을 잘 이겨내 봅시다.

콜레스테롤 염려 없는 영양소가 가득

여름철 보양식으로 꼽히는 장어에는 칼슘, 철분, 아연 같은 성분이 풍부해 허약 체질이나 노인의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습니다. 시력 향상에도 좋을 뿐 만 아니라 피부 점막을 튼튼하게 하며,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 유해 물질의 침입을 막아주는 비타민A도 풍부합니다. 평균 무게가 80g 정도 되는 장어 에는 같은 중량의 쇠고기에 비해 무려 200배에 이르는 비타민A가 함유되 어 있어 면역 기능을 돕습니다. 비타민 B, C뿐만 아니라 세포 재생에 효과적 인 비타민 E도 풍부한 장어는 여러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맞춤 영양식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간혹 장어 기름을 동물성으로 여기고 성인병을 유발하는 음식으로 착각하 는 경우가 있는데, 장어 기름은 불포화지방산으로 오히려 혈관에 콜레스테 롤 침착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장어에는 손상된 피부 점막을 진정시키고 윤기를 주며, 소화 작용을 활 발하게 도와주는 영양소 뮤신이 풍부해 남성뿐만 아니라 갱년기 여성에게 도 좋습니다.
뇌혈관을 순환시켜주는 EPA와 DHA도 들어있는 장어에는 평소 섭취하기 힘든 원기 회복 영양소인 ‘L-아르기닌’ 성분도 함유하고 있는데, 덕분에 기름진 식품임에도 불구하고 혈관을 청소해 주는 작용을 해 콜레스테롤 걱정을 하는 분들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보양식입니다.

다양한 요리로 즐겨 먹는 장어

장어의 기름진 맛이나 양념 맛을 줄이고, 소화가 더 잘되게 섭취하고 싶다면 조리법을 바꾸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장어를 구이나 덮밥으로 많이 요리해 먹는데, 이를 찜으로 요리해서 먹으면 더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고, 탕으로 끓여 먹으면 진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장어를 활용한 새로운 요리도 많이 개발되면서 튀김이나 장어롤, 퓨전 요리 등으로도 다양하게 요리되고 있습니다. 장어를 먹을 때 부추, 생강 등의 채소를 함께 섭취하면 부족한 영양소 보충과 함께 소화를 도와 더욱 완성도 높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장어 먹을 때 주의할 점

장어는 구워도 맛있고, 양념해 구이나 탕, 튀 김 등 다양한 요리로 먹어도 좋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장어라도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장어를 먹은 다음, 바로 후식 으로 새콤한 과일류를 먹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특히 복숭아, 사과, 자두, 매실 등은 더욱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들 과일에 함유된 유기산이 장에 자극을 주며 소화를 방해해 설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장어의 피와 점액질에는 독이 있어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 상처에 묻으면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어 독은 60도에서 5분 이상 가열하면 독성을 잃기 때문에 장어구이나 장어덮밥처럼 가열해 먹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한편, 장어 피가 정력 강화를 돕는다거나 장어 꼬리가 특별히 스태미나 증진에 좋다는 말은 근거 없는 속설입니다.

Tip. 신선한 장어 고르는 법

장어를 고를 때는 외형적인 면과 내부적인 상태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장어는 등 빛깔이 회색, 다갈색, 진한 녹색이고 살이 미끈하며 눈 이 투명한 것이 특히 맛이 좋고 신선합니다. 또한 꼬리가 뻣뻣하고 윤기 있으며, 머리와 몸통의 크 기가 균형 잡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외형 요소만으로 장어의 품질을 판단하기 어려 울 때는 몸통 부분을 가위로 잘라보거나, 입안을 확인하고 비린내가 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입한 장어는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잘 손질해 냉동실에 얼려두면 최대 한 달까지는 보 관이 가능합니다. 해동한 장어를 다시 냉동하면 맛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빨리 먹을 수 있는 양으로 나누어 보관하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