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에서
환경교육사를 꿈꾸기까지

정수진(남가좌동)

안녕하세요.
저는 서대문구에서 태어나고 자라 현재 초등학생 딸 둘을 키우는 정수진입니다.
12년 동안 육아에 힘써 오다가 아이들이 초등학생 이 되면서 다시 일하고 싶었지만, 12년 경력단절이 된 동안 세상은 참 많이 변해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아이들 학교에서 진행됐던 ‘서울시 교육청 도담샘 양성 과정’을 통해 독서지도사로 활동하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야 했습니다.
독서지도 활동으로 봉사하려고 해도 학교가 문을 닫아 할 수 없었어요. 오라는 곳도, 써주는 곳도 없을 때 우연히 서대문구청 홈페이지를 보다가 ‘2022 하반기 안심일자리’ 공고를 보게 됐어요.
그리고 신청한 게 선정되어 서대문구청 기후환경과 소속인 ‘두바퀴 환경센터’에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서대문 두바퀴 환경센터’는 서대문구청에서 운영하는 환경교육전문 기관입니다. 서울시에는 총 12개의 환경센터가 있는데 유일하게 서대문구에만 두 곳의 환경센터가 있습니다.
제가 근무할 때 ‘서대문구 환경교육센터 2호’로 지정되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이곳이 쉼터로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 제 주된 업무는 고객 응대를 비롯해 환경정비, 보조강사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도 하던 일이라 어렵지 않았고, 원래 환경에 관심이 많아 보조강사의 업무도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두바퀴 환경센터’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 큰 복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면서 ‘환경교육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두바퀴 환경센터’에서 근무하시는 주무관님, 좋은 강사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환경 강사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봄, 국가자격과정인 환경교육사에 선발되어 훈련을 받으며, 강의를 듣는 사람에서 강의를 하는 사람으로 꿈이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된 것은 ‘서울시 안심일자리(현 동행일자리)’ 기회가 제공되어 서대문구민으로서 서대문구청 소속 환경교육센터에서 근무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환경교육사’라는 꿈을 갖게 된 제 이야기가 육아로 경력단절이 된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께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을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살다 보니
“나에게도 이런 일이!”

신해인(홍은동)

안녕하세요?
저는 서대문구 홍은동에서 6세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신해인입니다.
제 이야기가 현재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18년 5월 31일. 지금으로부터 딱 5년 전. 저는 만 29세 의 나이로 설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혀에 생긴 구내염이 1년이 지나도 낫지 않자 이비인후과를 찾게 된 저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죠. 제 아이는 고작 젖도 안 뗀 생후 5개월이었고요.
‘내 나이 아직 젊은데,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너무 억울해! 나 없으면 우리 아이는 누가 어떻게 키우지?’ 등 오만가지 생각이 저를 지배했지요.
절망적인 상황에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너무너무 속상하고 슬펐답니다.
수술이 잘 끝나고 회복기를 거쳐 가는 동안에도 매일 매일을 눈물로 보내며, 우울하고 암흑 같은 일상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 죽을 수도 있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죽으면 너무 억울할 것 같아. 어차피 죽는 거 이것저것 다 도전해보자. 두려울 게 뭐가 있어. 어차피 인생 한 번이잖아.’
저의 인생은 암 진단 전과 후로 나뉩니다. 전에는 생각만 하며 아무런 노력도, 도전도 하지 않았던 삶이었다면, 후에는 ‘밑져야 본전이지’라는 생각으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일단 도전해보는 삶을 사는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내 곁을 지켜주고 함께해주는 가족들, 친구들과 즐기며 행복하게 살자는 삶의 기준이 바뀌고, 아픈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 것. 암은 절망도 주었지만 인생의 소중함, 사람의 소중함, 시간의 소중함 등 내 인생에 전환점이 될 만한 큰 이득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제 인생은요. 5년이 지나 암 완치판정을 받고 아이와 남편, 그리고 저를 응원해준 많은 분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잘라낸 혀 때문에 어눌했던 저의 발음도 많이 좋아져서 꿈만 꾸던 방송인이 되기 위해 도전하고, 지금은 쇼호스트로 활동하며 즐겁게 인생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금 힘이 드시나요? 그럼 지금의 상황을 글로(시든, 수필이든) 남겨보세요. 나중에 이 시절이 지나고 나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 되어 있을 거예요. 지금 고통 속의 나를 토닥여줄 수 있는 미래의 내가 되길 바라면서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