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함과 열정으로 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든 김형진 회장은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시장의 흐름을 읽는 능력과 전략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 경영을 선도했습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김형진 회장이 전하는 열정과 배움, 역경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Q

젊은 시절 창업부터 시작해 여러 시장환경을 극복하며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도전을 이어오셨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가 무엇인가요?

A

어린 시절,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가정환경이 어려웠습니다.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열여섯의 나이에 서울로 상경하였는데, 기차에서 친해진 사람이 저의 돈을 훔쳐가 빈털터리로 거리를 헤매게 되었죠. 다행히 서울에 계신 외삼촌을 찾아가, 외삼촌의 사법서사 사무소에서 심부름을 하며 첫 사회생활을 했고, 이후 스물네 살 때는 국공채 도매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1990년부터는 회사를 창업해 기업들의 경영을 도와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같은 시기에 금융 제도권으로 진입하면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여러 성과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워낙 부지런하다 보니 하루에 명동 백한 바퀴를 돈다고 해서 ‘백한 바퀴’로 불리기도 했답니다. 40대의 젊은 나이에 과업이 많은 격동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나 모든 과정 자체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Q

회사를 운영하면서 과감하게 시도하고,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할 수 있었던 배경은 어디에서 비롯됐을까요? 남들과 차별화되게 기울인 노력은 무엇이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무엇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함이 많은 저이기에 199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배움에 갈증이 많습니다. 돈을 다루고 기술을 다루는 데 사람이 필요하고, 사람을 다루고 경영을 다루는 데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한 내용을 엮어 2019년에는 『김형진의 공부경영』이라는 책을 낸 바 있으며,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회사 경영이나 인생에 있어 회장님께 영감을 준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혹은 영향을 끼친 사람에 대해서도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젊은 시절 도전과 패기로 사업을 하다 보니 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 제 경영방식과 철학도 점차 발전해간 것 같습니다. 처음 창업한 기업명에 홍익인간의 뜻을 담고 있었는데, 기업을 하면서 먹고살기에 바빠 단군 사상의 큰 뜻을 잊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세종대왕은 누구보다 홍익인간의 이념을 잘 실천했고, 수기치인(修己治人)을 잘한 인물입니다. 자기를 수양해 백성을 이롭게 한 것을 본받아 1990년부터는 회사를 창업해 수기치인의 정신으로 정도경영, 인재경영, 창조경영을 발휘해야겠다 깨닫고, 그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어려움에 부딪힐 때, 회장님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회장님만의 비결이나 노하우, 좌우명이 궁금합니다.

A

‘자연과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현재 회사의 경영 이념이며, 저의 좌우명이기도 하기에 이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경영 이념에도 ‘정도, 인재, 창조’를 빼놓을 수 없지요.
첫째, 정도 경영의 핵심 가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입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은 후에 남을 다스린다는 뜻으로, 기업 스스로 윤리에 바탕을 둔 올바른 경영을 끊임없이 해나가며 고객에게 나아가야 한다는 것인데, 나보다 직원이나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경영을 강조한 개념입니다.
둘째, ‘인재경영’입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부정거사(扶正祛邪)’입니다. 정의로운 것은 한없이 부양해주고 사악한 것은 보이는 즉시 제거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사람을 쓰는 데 ‘신상필벌(信賞必罰)’이 분명해야 하며, 목적 경영을 잘하는 사람은 한없이 부양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불이익이 가해져야 합니다.
셋째, ‘창조경영’을 위해서는 ‘자강불식(自强不息)’해야 합니다. 우주가 끊임없이 팽창하듯이 사람도 회사도 끊임없이 변화해가며 이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게으르지 않고 쉼 없이 남들이 하지 않는 방식으로 새로움을 추구한다면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자기만의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찾아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경영이란 99% 실패하고 1%가 성공하는 확률이 적은 게임입니다. 실패한 경영자는 확률에 실패하지만 성공한 경영자는 실패는 빨리 버리고 성공한 1%를 부양하면서 회사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열정이 아닐까 합니다. 굴렁쇠는 잠시만 멈춰도 쓰러지지만,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자기 변신을 꾀해야 살 수 있습니다. 시장은 전쟁터와 같아서 부단하게 경쟁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그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므로,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생각을 한다면 언젠가 반드시 기회가 오리라 믿습니다.


Q

플랫폼, IT, 데이터, 블록체인 등 통신 분야에도 많은 변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다양한 산업을 받아들이며 이어갈 계획이신지 듣고 싶습니다.

A

글로벌 최대 IT, 가전 전시회인 ‘CES 2023’은 올해 새로운 키워드로 ‘웹3.0’을 꼽았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최신 기술이자 개인 맞춤형 차세대 인터넷 환경으로 불리며 전 세계 IT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웹3.0 환경에 적합한 기술로 NFT, 블록체인 등을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저 또한 일찍이 새로운 환경에 준비해왔습니다.
갈수록 많은 기술이 융합되고 연결되는 세상인 만큼 올해는 특히 스마트 기술을 이종 산업들과 결합하여 디지털 전환 및 비대면 시대에 걸맞은 ICT 융합 서비스들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Q

회장님께서 마음을 다잡을 때나 도움을 받으신 책이 있다면 서대문구민에게도 추천 부탁드리겠습니다.

A

퇴계선생이 ‘입도지문(入道之門) 적덕지기(積德之基)’라 하시면서 선조대왕께 올린 『성학십도』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성학십도에는 제1도 태극도, 제2도 서명도, 제3도 소학도, 제4도 대학도, 제5도 백록동규도, 제6도 심통성정도, 제7도 인설도, 제8도 심학도, 제9도 경재잠도, 제10도 숙흥야매잠도가 있는데 성학십도를 다 읽고 도별로 관련된 책을 한 번 읽어나가면서 자성을 통해서 본연지성을 찾아 살아간다면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성학십도 제2도에 ‘천지지색 오기체(天地之塞吾其體), 천지지수 오기성(天地之帥 吾其性)’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힘은 머리를 쓰는 힘이 아니라 마음을 쓰는 힘이란 뜻입니다. 충서(忠恕), 여여(如如) 등 상대방의 입장에서 마음을 쓰는 것이 성공의 법칙이고 천지본연지성(天地本然之性)의 원리입니다.
성공의 7대 3 법칙, ‘운칠기삼(運技七三)’은 ‘심칠뇌삼(心七腦三)’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대학』에서 말하는 ‘수기치인(修己治人)’은 많은 수양을 통해서 앎을 두텁게 하는 배움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선인(善人)이 되어 백성과 생사고락을 함께할 수 있는 마음 쓰임에서 그 도의를 다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