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 입문한 지 34년이 되었네요. 물리적으로 긴 시간이지만 최전선의 경영자로서, 그리고 영업맨으로서 열정적으로 일하다 보니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간 것 같습니다.
창업 때부터 지금까지 ‘금융을 통해 우리 국민을 잘살게 만들고, 금융을 제조업처럼 수출하여 국부를 창출하자’는 사명감을 갖고 달려왔습니다. 자산운용사, 증권사, 보험사 CEO를 하며 한국 시장에 펀드와 변액보험을 통한 적립식 투자문화를 열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 글로벌 우량 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모두가 외면하던 개인연금, 퇴직연금 비즈니스를 우직하게 추진해 고객이 투자를 통해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한 성과가 보람차게 느껴지네요.
메모는 제 오랜 습관입니다. 고객이나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날 때마다 경청하고, 중요 사항을 메모해 꼼꼼히 체크하죠. 잘 정리한 메모를 보고 도움이 필요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또 다른 습관은, 샤워할 때 하루 일정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일부러 큰소리로 웃는 거예요. 웃다 보면 어려운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스트레스가 줄어 고객과 직원을 대할 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 푹 자고, 술과 담배를 하지 않으며 단정한 삶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금융은 가계와 기업의 근간이 되는 데다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산업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고객 동맹 정신과 임직원의 윤리의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업계 최초로 전 임직원 대상 ‘금융윤리 인증과정’을 실시해 인증서를 수여하고, 금융소비자보호 자문위원을 위촉해 상품 및 서비스 개선에도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객이 안심하고 함께하실 수 있도록 임직원이 솔선하여 윤리의식을 제고하고, 좋은 상품과 서비스, 컨설팅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26년간 CEO로서 여러 위기의 순간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를 대처하고, 경쟁력을 키웠는지 많이 물어보십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좋을 때도 있지만 어려울 때가 더 많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전화기에 ‘좋을 때 헬렐레하지 말자’를 붙여두고 항상 겸손하고 성실하려고 노력합니다. 사원 때부터 지금까지 낮은 자세로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성실하게 실천하며 어려웠던 상황을 여러 번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사업부의 사장들에게 권한을 주어 책임감을 갖고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해요. 유능한 개인을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능한 조직을 만드는 것은 더욱 중요하니까요. 유능한 조직을 만들어 경영하다 보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는 강한 DNA가 형성되고, 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됩니다.
창업을 위해서는 유니크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초기 비용 부담을 경감시키고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오랜 기간 스타트업 관련 행사를 후원하고, 혁신 벤처기업 투자를 하면서 많은 창업가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요. 저는 이것이 바로 투자은행의 본질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대문구에서도 창업지원센터를 통해 신기술 보유 기업이나 유망 중소기업에 사무공간을 지원하고 기술·경영지도를 하는 등 창업보육 사업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을 확대하고, 각종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창업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창업하는 젊은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높은 시장금리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비즈니스 환경이 녹록지는 않겠지만, 모두가 위기라고 생각하며 준비하기 때문에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존의 고정관념과 틀에서 벗어나 새롭고 특별한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고 역량에 집중해야 합니다.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의 발전과 이를 활용한 비즈니스가 증가하는 만큼 회사 내부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AI와 블록체인을 활용한 자산관리와 상품 및 서비스 개발로 앞서 나갈 계획입니다.
최현만 회장은 미래에셋증권 창업과 함께 초대 CEO를 역임했습니다. 25년 동안 미래에셋그룹을 독립 투자전문그룹으로 발전시키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수석부회장을 거쳐 업계 최초 ‘전문경영인 회장’으로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습니다.